홈플러스, 기업 회생 절차 신청… 유통업계 ‘충격’
홈플러스가 2025년 3월 4일,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통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번 결정은 최근 신용등급 강등 직후에 이뤄져 업계 전반에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홈플러스 측은 유동성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일 뿐, 영업은 계속 정상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킴스클럽의 유동성 위기를 아직 기억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제2의 킴스클럽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홈플러스는 어떻게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걸까요?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 모습일까요?
삼성에서 시작된 홈플러스의 탄생과 성장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 유통사업부에서 출발했습니다. 삼성 홈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삼성은 유통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되었고, 결국 홈플러스는 테스코(Tesco)에 매각됩니다. 이후 테스코는 자신들의 글로벌 유통 노하우를 기반으로 홈플러스를 국내 2위 대형마트로 키워냈습니다.
2010년대 중반, 전국 140여 개 매장에서 연 8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등 홈플러스는 국내 유통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테스코의 위기, 그리고 MBK의 등장
하지만 테스코는 유럽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회계 부정 사건으로 인해 큰 위기를 맞이했고, 결국 한국 홈플러스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합니다. 이때 홈플러스를 인수한 곳이 바로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였습니다. 인수금액은 약 7조 2천억 원에 달했는데, 문제는 그중 4조 원 이상이 ‘차입 매수’ 방식, 즉 홈플러스 명의의 은행 대출로 조달된 것이었습니다.
이 인수 방식은 홈플러스가 향후 매년 수천억 원에 달하는 이자와 원금을 부담해야 했음을 의미했고, 이는 기업의 성장과 재투자를 가로막는 족쇄가 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 성장과의 경쟁, 그리고 재무 악화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2위의 자리를 유지하는 동안에도 온라인 쇼핑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쿠팡, 마켓컬리, SSG 등 다양한 경쟁자들이 등장하며 대형마트의 매출은 정체되거나 감소세로 돌아섰죠. 이런 변화 속에서 홈플러스는 지속적인 매출 감소, 적자 확대, 대출 상환 압박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렸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MBK는 부동산 자산 매각, 고용 축소 등 단기 재무 안정에 집중했고, 이로 인해 홈플러스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나 디지털 전환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신용등급 하락과 법원 회생 신청
2025년 2월 28일,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게 됩니다. 단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홈플러스는 3월 4일 새벽, 내부 임직원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됩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만기 도래한 부채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작년에도 고금리 대출로 돌려막기를 했던 홈플러스는 이제 더 이상 돌려막을 여지도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유동성 위기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홈플러스는 현재 약 2조 원에 달하는 단기 부채를 안고 있으며, 현금성 자산은 1,500억 원에 불과합니다. 점포 매각, 구조 조정, 채무 재조정 등 여러 가지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며, 이로 인해 2만여 명의 임직원과 납품 업체들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번 사태는 MBK가 참여 중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MBK가 또다시 1조 5천억 원이 넘는 차입을 통해 인수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실패가 MBK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 참여와혁신(https://www.laborplus.co.kr)
소비자와 납품업체의 불안감
이미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이 일부 중단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티메프 사태”처럼 상품권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납품업체 정산과 임직원 급여 지급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신뢰는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법원이 회생 신청을 받아들일지, 어떤 방식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지, 그리고 홈플러스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홈플러스가 한때 국내 2위 대형마트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넘길 수 없다는 점입니다.
홈플러스 사태가 제2의 티메프가 될지, 아니면 성공적인 구조조정의 사례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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